김민옥 대덕대학교모델과 교수

지난 8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던 '2017 S/S 헤라 서울패션위크'가 22일 오후 6시 20분 한국 패션의 거장 지춘희의 미스지컬렉션(Miss GEE Collection)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렸다. 유니크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참가한 55개의 디자이너 브랜드와 6개 업체들은 패션위크의 무대를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하게 장식했다. 국내의 패션쇼는 1956년 반도호텔(현 조선호텔)에서 열린 노라노 디자이너의 패션쇼를 시작으로 발전되어 왔다. 컬렉션 개념의 패션행사가 열리는 패션쇼 문화가 자리 잡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였다. 최초의 컬렉션인 SFAA와 신인 디자이너들의 뜻을 모아 만들어진 NWIS 등의 쇼들이 발전되어 지금의 서울패션위크로 성장하게 되었다. 패션쇼란 디자이너가 각자의 개성과 트렌드를 해석해서 보여주는 장이다. 이들은 상업적인 면, 실생활에서의 유용성도 고려하지만 동시에 예술적 창조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오트꾸뜨르(고급 맞춤의상)가 디자이너의 철학을 보여주는 작품 형식의 쇼라면 프레타포르떼(바로 입을 수 있도록 준비된 옷)의 경우는 좀 더 상업적이고 평상시 입을 수 있는 형태의 옷이 많이 보여 지는 쇼라고 할 수 있다.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에 시작된 매스미디어의 발전은 21세기에 들어와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증가로 이어지면서 대중에게도 풍부한 패션 정보가 빠르고 쉽게 전달되게 되었다. 그로 인해 디자이너들은 더 높은 감성을 요구 받고, 무대 연출가들에게는 획일적으로 진행 되는 패션쇼 방식에서 벗어나 디자이너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무대와 진행방식을 고민하게 되었다. 모델, 의상뿐만 아니라 무대, 조명, 음악 등 모든 요소의 진행을 체계적인 동시에 창의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컬렉션을 기준으로 패션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연출가의 입장에서 좀 더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먼저 디자이너와 콘셉트 회의를 통해서 모델의 이미지, 의상 착장 수를 정한다. 이어서 스케줄과 오디션 결과에 따라 모델이 확정되면 가봉을 하며 스타일링을 한다. 쇼 무대의 구성은 모델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다. 기본 무대와 조명 등 하드웨어의 세팅이 된 상태에서 그 위를 채워줄 무대 디자인, 어울리는 음악, 조명 연출을 도면 위에 그려가며 끝없는 회의로 완성시킨다. 사전 리허설을 지나 현장 리허설이 시작되고 모델의 동선을 확정하는 것 까지 수많은 과정들을 걸쳐야 하나의 쇼가 완성된다.

패션쇼 연출가는 창조적 아티스트다. 디자이너의 감성이 담긴 의상들을 가장 아름답게 보여질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 관객에게 감동을 주고 사진과 방송에까지 그 감동이 전달되도록 만들어 내는 사람이다. 하나의 무대에서 다른 그림의 쇼가 끝없이 태어날 수 있는 건 연출자의 역할이다. 연출자에 따라 공연의 완성도가 확연히 달라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관객들이 패션쇼 무대를 바라보는 동안이라도 환상적인 꿈을 꾸게 만들어주는 열정 있는 연출자들이 많이 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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